코로나로 인해 다사다난했던 2020년은 온라인 쇼핑과 이커머스 플랫폼이 엄청나게 성장하기도 했던 한해이기도 하다.
특히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2019년 135.3조 원에서 2020년 161.1조로 늘어났고, 이와 더불어 이커머스 플랫폼의 연간 거래액은 2021년 197.5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출처: 통계청)
물론 코로나 이커머스 성장의 기폭제 역할을 했다지만, 이커머스는 그전에도 성장하고 있었다. 특히 플랫폼이!
최근에 상장한 쿠팡, 포털 최강 네이버, 카카오톡으로 무한 확장 중인 카카오 쇼핑까지 이커머스는 모바일 PC를 가리지 않고 폭풍 성장 중에 있다. 그 배경은 무엇일까? 코로나 말고 이커머스 플랫폼이 가진 어떤 요소가 이커머스 시장 확대를 이끌었을지 간단하게 조사해보았다.
고객 경험과 고객 혜택으로 무장한 플랫폼 서비스 목적은 락인 (LOCK-IN)
나는 플랫폼 서비스라고 명하긴 했지만 구체적인 워딩이 뭔지는 모르겠다. 멤버 서비스? 고객 서비스? 뭔가 워딩이 이상해서 그냥 '이커머스 플랫폼 고객 서비스'를 줄여서 '플랫폼 서비스'라고 부르겠다. 내가 말하는 '플랫폼 서비스'는 구체적으로는 유료 멤버십이나 배송 시스템 등 고객 경험과 고객 혜택을 중심으로 구성된 고객 대상 서비스 들이다. 이커머스의 성장에는 플랫폼 서비스의 기여가 컸다고 생각한다. 왜냐면 클릭하고 배송을 기다리기만 했던 단순한 고객 저니에서 플랫폼 서비스가 녹아들며 혜택과 경험이 몇 배씩 증가했기 때문이다. 그러니 고객들이 더 온라인에서 사고, 샀던 데에서 또 사고 사고사고,.. 반복이다. 그래 플랫폼 서비스의 목적은 고객 락인이다.
"봐봐 혜택 좋지, 너 구매 경험도 짧고 쉬워 우리 플랫폼에서만 사"
굳이 이래야하는 이유가 있었을까?? 이베이 코리아가 지마켓과 옥션으로 평정하고 있었을땐 이보단 안 그랬는데? 그 답은 아무래도 최근 들었던 "노마드 컨슈머" 라는 단어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꽤 오래전에 디지털 유목민 이라고 해서 디지털 노마드라는 단어가 유해했는데, 마찬가지다 노마드 컨슈머는 혜택에 따라 채널을 옮겨다니는 소비자를 말한다. (다시 말하면 체리피커)
이커머스 시장은 커지는 데, 소비자들이 여기저기 옮겨다니니, 소비자들을 잡으려고 미끼를 열심히 뿌리는 것.
"봐봐 우리 혜택이 쟤들보다 좋으니깐 여기에만 오렴"
쿠팡이 엄청난 힘으로 성장하고 나스닥에도 상장을 했지만, 국내 1위 이커머스 플랫폼은 네이버이다. 그리고 여전히 양반집 곳간이 남아있는지, 3위를 차지하고 있는 이베이코리아. 이 세가지 플랫폼은 국내 이커머스 시장을 3 분할하고 있는데, 세 회사 모두 똑같은 플랫폼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유료 멤버십 / 빠른 배송 시스템 / 자체 페이먼트 시스템. 세가지다. 지금부터는 세가지 서비스를 간단히 들여다보고, 개별 입점 브랜드가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케이스 분석을 해보고자 한다.
1. 유료멤버십
유료 멤버십은 이커머스는 물론이고 여러 IT 서비스 업체에서 자주 사용하는 일종의 "구독" 서비스이다. 매월 혹은 매년 정기적으로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혜택을 주는 서비스. 가격도 천차만별이고 혜택도 업체마다 매우 다르다.
1-1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은 네이버 쇼핑 시 네이버 포인트 추가적립과 디지털 콘텐츠 사용권을 준다. 이게 꽤 쏠쏠한 편인데, 나도 이용중으로 네이버 페이 카드와 함께 이용해서 꽤 혜택을 보고있다. 디지털 콘텐츠는 티빙, 네이버웹툰, 네이버 시리즈 온 등 원하는 디지털 콘텐츠를 매월 선택해서 이용할 수 있다.
월간 결제시 4,900원이고 연간 결제시에는 46,800원(12개월 월간 3,900원 꼴)이 결제된다. 웹툰으로만 계산해보면, 쿠키하나가 100원 꼴이고 미리보기 24편이면 쿠키가 48개 = 대강 4,800원의 혜택을 받는다. 돈만 계산하면 어느 정도 이득이란 이야기.
네이버는 기본적으로 쇼핑 보다는 복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포털 기업이기 때문에, 디지털 콘텐츠와 커머스 서비스를 병합하여 제공하고 있다. 즉, 모든 네이버 서비스에 락인될 수 있게 하는 것.
1-2. 쿠팡 로켓와우 클럽
쿠팡은 로켓와우 클럽이라는 유료멤버십을 운영중. 가격은 월 2,900원으로 연간결제는 없다. 혜택은 로켓 배송 상품 무료배송, 빠른 배송, 로켓프레시 이용, 회원전용 상품 구매 가능 등이다. 사실 이용해본적이 없어 혜택이 얼마나 큰지는 모르겠다. 새벽 배송 등 빠른 배송 서비스와 무료 배송이라는 서비스를 가져가는 것만 해도 꽤 혜택이 있어보이긴 한다.
쿠팡은 보통 오픈 마켓과 달리 자체적인 유통시스템으로 매입해서 판매하는 제품도 있고, 물류 시스템만 제공하는 서비스도 있어서 무료 배송과 같은 혜택을 중점적으로 녹인듯하다.
1-3 이베이 스마일 클럽
스마일 클럽은 지마켓, 옥션, G9를 운영하고 있는 이베이 코리아의 연간 결제 유료 멤버십 서비스이다. 금전적인 혜택이 꽤나 파격적인데, 연간 멤버십 비용이 3만원이고 지마켓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스마일캐시를 첫 결제시 37,000원 이후 매년 35,000원씩 제공한다. 제작년까지는 나도 스마일 클럽과 스마일 카드를 이용해서 꽤 혜택을 많이 봤는데, 이후로 네이버쇼핑과 네이버 페이 카드로 이동하여 최근에는 해지를 한 상태이다.
이용자들은 지마켓과 옥션을 이용할 거라면 꼭 가입을 추천하기도한다. 그만큼 얻는 이득이 굉장히 크기 때문이다. 이베이 코리아 플랫폼에 락인 되지 않더라도 혜택이 좋은 만큼 가입해서 나쁠 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거 유지할수록 이베이에 나쁜거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고.
2.빠른 배송 시스템
위의 세개 업체는 자체적인 물류 시스템도 확충 중인데, 그 목적은 좀더 빠른 배송과 배송을 통한 물류 장악력 확보이다. 네이버는 굳이 물류 서비스를 자사 서비스로 가져가기보다는 대한통운과 MOU 형태로 풀어냈고, 쿠팡과 이베이는 자체 물류 서비스를 확충했다. 세개 업체중에서 배송시스템을 따로 구축하고 차별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쿠팡의 사례만 들여다보려고 한다.
2-1 쿠팡 로켓 배송
쿠팡은 로켓 배송과 제트 배송 두가지로 배송시스템을 운영 중인데, 로켓 배송은 로켓 와우 클럽에 가입한 사람을 대상으로 제공되는 서비스로 아침 9시까지 주문시 그 날에 받을 수 있는 배송 시스템이다. 로켓 배송의 경우 쿠팡이 직접 물건을 매입해서 자체 배송 시스템으로 배송하기에, 쿠팡에서 가격 등을 자체적으로 정할 수 있다. 반면 제트 배송은 업체에서 물건을 쿠팡에 맡겨서 대리 판매하는 개념으로 풀필먼트 서비스만 이용하는 것이다. 즉 가격 등을 판매자(브랜드)가 자체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는 의미.
아래의 사례는 '안다르'의 사례로 안다르는 몇몇 제품은 쿠팡에 매도하여 판매하거나 제트 배송을 이용하거나 하는 식으로 쿠팡 플랫폼을 이용 중이다.
3. 페이먼트
위의 세개 이커머스 플랫폼은 자체적인 결제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데, 혜택이나 서비스가 소소하게 차이가 있다. 특히 금융 서비스와 연계하여 사용자의 락인을 유도하는데, 네이버가 특히 페이먼트 서비스에 굉장히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편이다.
3-1 네이버 페이
네이버는 위에서 말했듯이 이커머스 점유율이 1위로 네이버 쇼핑에 등록하느냐 안하느냐가 노출도에 꽤 차이가 있다. 그래서 많은 브랜드들이 네이버 페이 API를 사용하고 있는데, 결제 단계 뿐만 아니라 제품 페이지 단계에서 네이버 페이를 노출하는 경우도 있고, 네이버 쇼핑에 입점하여 (수수료 있음) 네이버 쇼핑에 노출하는 경우도 있다.
네이버 페이는 단순히 네이버 쇼핑 부분만을 지원하는 게 아니라 페이먼트 서비스 자체에 방점이 있기 때문에 일반 쇼핑몰은 물론이고 아디다스, 나이키와 같은 브랜드 샵, 무신사, 29cm같은 편집샵에도 해당 페이먼트 시스템을 도입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카카오페이와 같이 오프라인 결제 기능까지 더했다.
뿐만 아니라 네이버 페이 카드를 이용하면 네이버 포인트 추가 적립 등 혜택을 볼 수도 있고 미래 에셋과 협약하여 네이버 통장을 개설하여 충전 결제할 경우 3% 추가 네이버 포인트 적립 혜택도 볼 수 있다. 또한 네이버 페이 결제시 배송상태도 네이버 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즉, 네이버에서 시작해서 네이버로 끝나는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것.
*사실 이런 전략은 이미 2004년 ~2007년 아마존이 미국에서 도입한 시스템을 한국 사정에 맞게 조금씩 적용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네이버의 경우에는 태생이 종합 포털이고, 막강한 검색량, MAU을 바탕으로 쇼핑, 페이, 콘텐츠 모든 부분에서 엄청난 힘을 행사하고 있다. 특히 위의 사진처럼 쇼핑에서 고객의 저니를 네이버에서 시작해서 끝마치게 하는 고객 경험 관리는 실로 대단하다.
이커머스 플랫폼 서비스 브랜드 이용 사례
그러면, 위의 서비스들을 각 브랜드는 어떻게 활용하고 있을까? 편집샵 처럼 같은 이커머스 플랫폼이 아니라 개별 브랜드 선에서 이커머스 플랫폼을 사용한 사례를 살펴보자.
아디다스 네이버 쇼핑
아디다스는 네이버 쇼핑에 입점하여 상품을 노출하고 있는데, 네이버 쇼핑에서 아디다스 상품을 검색하면 아디다스 공식 홈페이지 제품이 상위에 노출될 정도로 잘 이용하고 있다.
2017년에 네이버 페이를 아디다스에 적용할 때에는 이벤트를 통해 추가 적립 기회를 제공하는 등 네이버와 협업하는 모습을 많이 보이고있다.
신세계인터네셔널 네이버 쇼핑
SI(신세계 인터네셔널)은 신세계의 패션 계열사로 아르마니, 폴스미스 등 해외 명품 브랜드 정식 수입사이기도하고 코모도와 같은 자체 브랜드 운영하기도 하는 회사이다. 최근 네이버는 무신사를 견제하기 위해서 남성 패션 편집샵인 네이버 MR. 을 런칭했는데, SI가 여기에 입점하며 런칭 이벤트를 진행했다. 기본적으로는 일반적인 입점행사와 비슷한 혜택을 주는 형태로 진행되었지만, 구매자 대상으로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 무료 이용권을 제공하는 콜라보 이벤트를 진행했다.
특히 네이버 MR.의 경우 네이버가 점차 커져가는 남성 패션 부분을 잡기 위해 네이버 포인트 추가 적립 혜택을 제공하는 등 힘을 주고 있는 서비스라 이커머스 업계에 어떤 영향을 줄지 궁금하다.
뮬라웨어 이베이 스마일클럽
요가복 브랜드인 뮬라웨어는 지마켓의 브랜드 관에서 스마일클럽 회원을 위한 추가 할인 행사를 진행했다. 스마일 클럽 회원을 대상으로 25% 추가 할인 쿠폰을 제공하는 등 행사를 진행한 것. 사실 지마켓은 스마일 클럽을 이용해서 다수의 브랜드와 이와 같은 행사를 많이 진행하고 있다.
SO WHAT?
위의 이커머스 플랫폼 서비스와 각 브랜드의 사례를 미루어 보면, 개별 브랜드의 힘이 꽤 빠지는 듯한 느낌을 받을 것이다. 나이키와 같이 점차 D2C 전략을 강화하고 있는 브랜드 입장에서는 네이버나 쿠팡의 힘이 커지는 것은 그리 좋은 상황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점차 체리피커(노마드 컨슈머)가 많아지는 입장에서 각 브랜드의 공식 스토어는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좋을까?
나는 결국 고객 혜택과 고객 경험을 증진시키는 방안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플랫폼을 단순히 적이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협력하고 이용할 수 있는 부분을 최대한 활용하여 고객 경험을 증진시키고, 자체 홈페이지에서 고객 혜택을 차별적으로 제공할 필요가 있다. 즉, 홈페이지 고객과 브랜드 고객을 일치화 시키는 작업을 꾸준히 해야한다는 것. 단순히 브랜딩 캠페인만으로는 고객을 전부 플랫폼에 뺏길 것이다.
1. 고객 경험 / 고객 저니 개선
나이키를 예로 들면, 나이키 데이브레이크는 네이버 쇼핑에서 인기 검색어 2위에 등재될 정도로 인기 상품이다. 하지만 네이버 쇼핑 검색 결과에는 나이키공식 홈페이지는 찾아볼 수 없고, 온라인 딜러나 다른 플랫폼으로 랜딩된다. 사진에서 보듯 CK2351-103 제품은 심지어 품절이다. 반면 나이키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현재 판매가능하다. 결국엔 잠재 구매자를 놓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문제는 나이키 공식 홈페이지로 접속할 수 있는 경로를 충분히 확보함으로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네이버 쇼핑에 수수료를 감수하더라도 입점을 한다던지하는 방식으로 말이다. 나이키 고객의 구매 결정 저니를 살펴보고 나이키 공식 홈페이지로의 방문을 증진시킬 수 있는 채널을 개발한다면 공식 홈페이지 내 D2C 전략을 강화할 수 있지않을까 하는 것이 내 판단이다.
2. 고객 혜택 개선
여러 브랜드가 자체적인 멤버십 프로그램을 운영중이다. 멤버심 프로그램 외에도 회원을 위한 한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하는데, 특정한 이벤트 참여 기회나 공식 홈페이지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상품이 있다던가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브랜드 파워가 강한 브랜드만이 이런 전략이 먹힐 수 있는데, 브랜드 파워가 약하다면 "굳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플랫폼에서 구매하는 것보다 공식 홈페이지에서 구매할 때 정말 차별적으로 혜택이 높아야할 것이다.
한가지 예를 들면 멤버십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방식이 있을 수 있겠다. 멤버십 프로그램을 차등적용하여 구체적으로 우리 홈페이지에서 많이 구매했을때 더 받을 수 있는 혜택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것 만으로도 행동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회원 단계 |
조건 |
혜택 |
SS |
•200만원 이상 구매 |
•10% 추가 할인 |
S |
•100만원 이상 구매 |
•5% 추가 할인 |
A |
•50만원 이상 구매 |
•5% 할인 쿠폰 5매 제공 |
B |
•신규 가입시 |
•없음 |
결론
브랜드와 이커머스 플랫폼은 경쟁 관계라기보다는 오히려 협려관계라고 봐야한다. 브랜드 파워가 강한 브랜드야 공식 스토어의 매출이 어느정도 보장 될 수 있지만, 브랜드 파워가 약하거나 신생 브랜드의 경우 플랫폼에서 얻을 수 있는 이득이 많기 때문이다. 수수료야 광고비라고 생각해도 되고.
하지만 많은 브랜드들이 플랫폼과 이별을 고하고, D2C 전략을 강화하는 것은 "고객 경험" 강화와 "수익성" 개선이라는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고객 경험 관리는 단순히 CS 업무를 잘하는 게 아니라,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채널과 고객 결정 저니를 통제하기 위함으로 보고 있다. 이를 잘 통제할 수 있다면 브랜딩을 물론이고 수익성도 함께 따라 붙을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각 브랜드는 고객 경험 증진을 위한 여러 전략과 방안을 계속 최적화해나가야할 것이다. 그것이 플랫폼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든 어떻게든 자신의 홈페이지로 불러 모으는 것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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